“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초등학교 시험에서 가구가 아닌 것에 체크를 하라 했더니 침대에
체크를 했다는 일화를 만들어낸 어느 침대 전문회사의 광고 카피입니다.

침대가 가구가 아니라면.. 꽃은 식물이 아니라 무엇일까요..
저는 제가 광고를 한다면 이런 문구를 내보내고 싶습니다.
“꽃은 식물이 아닙니다. 꽃은 마음입니다.”

우리민족은 기쁨을 담아 꽃을 보내고 슬픔을 덜어 꽃을 보내왔습니다.
그러기에 꽃을 만드는 우리는 그 마음을 꽃 속에 담기위해 무던히
애를 쓰고 노력해 왔습니다.
간호원이 간호사가 되고, 미용사가 헤어 디자이너가 되고, 보험 아줌마가
생활 설계사가 될 때도 우리는 꽃집 아저씨, 꽃집 아줌마, 꽃집 아가씨로
불리어 왔었습니다.
어느 누구보다 직업에 대한 긍지가 있었기에 직업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에
플로리스트 라는 멋진 말이 있었지만 우린 꽃쟁이가 좋았습니다.

꽃 일이 얼마나 힘든지는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릅니다.
주위에서는 그럽니다.
저렇게 예쁜 꽃들과 함께 일을 할 수 있어서 얼마나 좋으냐고..
꽃 일은 농사일과 똑같습니다.
흙에서 만들어 내고, 물로서 가꾸어내고, 태양과 바람으로 자라게 하는
어찌보면 우리는 농사꾼입니다.
꽃쟁이 십년, 이십년 하면 손이 농사꾼 손과 똑 같습니다.

그런 농사꾼이 이제 돈 맛을 좀 알았나 봅니다.
자연에 순응하며 사람들에게 착한 마음을 전달하던 우리 꽃쟁이 농사꾼들이
이제는 죽은 영혼을 더럽히고 같은 농사꾼을 죽고 죽이는 아귀와 같은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을 서고 있으니 말입니다.

지금의 우리를 다시 한번 뒤 돌아 봅니다.

크고 작은 화원을 하신다는 분들.. 화환제작소를 하신다는 분들..
체인사를 경영한다는 분들..
다들 어떤 생각들을 머릿속에 담고 있을까요...

도매체인..재탕체인..그리고 6만원... 요즘 화훼 업계에서 가장
이슈가 된 단어들입니다.

좋습니다..
재탕을 하든.. 도매를 하든..예쁘고 멋진 화환만 만들어 나가 주십시요...
그런데 과연 그렇습니까??

도매체인이니..재탕체인이니..화환 제작소니... 꽃집에게 몇만원 받고
만들어 줍니다.
그렇다면 그런 곳에서 소비자에게 직접 영업은 하지 않습니까??

천만에 말씀 입니다.
똑 같은 가격에 풀고 있는 곳이 허다합니다.
올해 모기업 화환 입찰에서 낙찰된 가격이 5만4천원입니다.
직접 화환을 제작하시는 꽃집에서는 원가도 안 나오는 가격입니다.
꽃은 공산품이 아닙니다. 기계에서 척척 찍어내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화환을 5만 4천원에 만들어 냅니까!!!!

자.. 그렇다면 꽃집에서 소비자에게 10만원을 받아 도매니 재탕체인에 넘겨
몇만원 더 마진을 봅니다.
과연 얼마나 갈까요..
수많은 도매니..재탕업체니..도매체인에서..전국의 기업이라는 기업에게는 모두
"화환 6만원!!" “화환 7만원!!”하고 팜플렛이니 팩스니 책받침을
수도 없이 보내고 있는데...

결국 꽃집에서의 화환장사는 손을 놓아야 겠지요..
화환을 직접 제작하시는 분들도 손을 놓아야 할테고..
화환 제작소에 시키던 분들도 손을 놓아야 할테고...
이런 때가 오지 않을 거 같습니까??
지금의 업계 돌아가는 상황을 볼 때 빠른 시일 내에 충분히 도래 할 거
같습니다.

이제 우리 꽃쟁이도 어이없는 이분화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재탕이 어떻고 삼탕이 어떻고 하여도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그 흐름을 막을 수는 없겠지요.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양심적 꽃쟁이 들의 몫이겠구요..
결국은 꽃 일을 하는 모든 꽃쟁이 들의 몫이 되겠지만
지금은 피부에 와 닫지 않으니 나 몰라라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우리의 삶의 터전이 황폐화 되고 피폐해져 일부의 꽃쟁이 들만
살아 남는 세상이 되면 그때서야 후회를 하게 되겠지요.

저는 이글의 제목을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이라 하였습니다.
한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오늘 목 놓아 큰소리로 통곡함”입니다.
일제 점령기 시절 황성신문의 주필이었던 장지영이 1905년에 일본의 강요로
을사조약이 체결된 것을 슬퍼하여 민족적 울분을 표현한 논설제목 입니다.
지금 이글을 쓰고 있는 제가 느끼는 감정과 울분이 장지영 선생님의
나라 잃은 심정에 비할까 만은 그에 못지 않음을 나타내고 싶었습니다.

지금의 우리의 상황이
결국은 서로 단결하지 못해 나라를 빼앗겼던 지난 날과 무엇이 다를까요..
나라를 되찾기 위해 만주나 상해등지로 떠돌면서 독립투쟁을 하셨던 분들과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탐하며 제나라 백성이 어떤 고통을 받는지 자기의
선조들이 남긴 나라가 누구의 손에 넘어가는지는 생각지도 않던 사람들..
뭇 사람들은 시대의 조류니.. 사회적 융통성이니 하며 지금의 화훼업계를
평하곤 합니다.
묻고 싶습니다!!!
그러면 일제강점기에 독립 운동을 하셨던 분들은 시대의 조류를 못 읽고
융통성이 없었던 분들이고 을사오적은 시대의 조류를 잘 읽고 융통성이
있는 사람들이 었습니까!!!
그래서 을사오적의 자손들은 아직까지도 손가락질 받으며 잘 살고
있는 겁니까!!
돈..재물.. 좋습니다.
하지만 돈과 재물 때문에 평생을 손가락질 받으며 살기는 싫습니다.

그리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 독립운동을 한다는 심정으로 우리는 뭉쳐야 합니다.
지금의 이 개탄할 상황을 없애려면 뜻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초지일관 밀어 붙여야 합니다.
그 구체적인 계획은 뭉친 후 하나하나 만들어도 늦지 않습니다.
벌써 뜻있는 많은 분들의 머릿 속엔 그 계획이 가득 차 있을 테니까요.

내 뒤에는 아직 내가 먹여 살려야 할 나의 가족들이 있습니다.
사랑스런 나의 아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의 딸..
그리고 나만 믿고 묵묵히 따라준 나의 아내.. 항상 곁에서 나를 지켜주는
착하디 착한 나의 남편...
하지만 지금의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는 우리의 가족을 책임지기
힘든 상황에 직면 할 수도 있습니다.
뭉쳐야 합니다.
아직은 늦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세상.. 아니 기존의 세상으로 다시 돌려 놓기 위한 힘을 모아야
합니다.

대한민국이 결국 독립을 하였듯이 우리도 싸워서 이겨야 합니다.
뭉치면 살고 흩어 지면 죽습니다.
우리의 고객인 소비자도 그렇게 아둔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현실을 알리고 실상을 알게 되면 결국 우리를 찾습니다.
15년을 십원 한푼 올리지 못하고 상품을 만들어 왔습니다.
세상천지에 이런 경우가 어디에 있습니까!!!
그럼에도 우리에게 더 낮추라고 채찍질을 합니다.
그것도 우리와 같은 일을 하는 꽃쟁이가.......

우리와 같이 꽃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 중에는 아직은 바른생각,
바른의지를 가지고 계신분이 더 많습니다.
이제는 그런 분들이 일어 나셔야 할 때입니다.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가져야 할 가장 큰 덕목은 “부끄럼”이라
하였습니다.
부끄럼을 아는 인간만이 예의를 지킬 줄 알고
부끄럼을 아는 인간만이 세상을 바르게 볼 수 있다 하였습니다.
꽃은 마음입니다.
그리고 사람의 마음은 곧 하늘입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지 마십시오...

과연 그 잡지사에서 이글을 올려 줄지는 모르겠습니다.
잡지사 광고주의 대부분이 도매체인 이니까요..
혹은 편집을 해서 올릴 수도 있겠죠..
또 머리가 아파 옵니다..
꼭 대책을 강구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린 죽습니다...